나의 베이킹 역사는 2010년부터 시작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물론 결혼 전에 몇 번 책을 보고 파운드케이크나 쿠키를 구워본 일이 있었지만, 어쩌다 한번씩 하던 것이라 베이킹에 발을 들였다고 보기엔 모자라다. 그렇다면 2010년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베이킹을 시작했나.
첫째의 간식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아이가 이유식을 시작하고 간식을 먹기 시작하면서 아이 입에 들어가는 거의 모든 것을 내 손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과일을 건조하고, 후리카케를 만들고, 빵을 굽고 등등... 시중에 파는 빵은 밀가루가 어디서, 얼마나 있다 온 것인지 알 수 없고, 그 외의 원재료(재료의 질이나 각종 첨가물 투여 여부)에 대한 의문도 들어 먹일 수 없었다. 뭐, 빵 뿐만이 아니라 모든 음식이 그랬다. 가공식품의 성분표, 원재료를 보기 시작한 것이 그 때부터였다.
그렇기때문에 빵은 집에서 우리밀을 이용해 만들기 시작했고, 무반죽법으로 밀가루, 물, 이스트, 소금만으로 담백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반죽을 하지 않아도 간단하게 빵이 완성된다는 사실에 놀랐던 그 때가 생각난다. 재료들을 숟가락으로 섞어서 두기만 해도 이스트가 발효를 해서 몇 시간 뒤면 반죽이 부풀어있고, 그것을 오븐에 구워내면 빵이 완성된다는 것이 신기했다. 아이에게 모든 것이 투명한 음식을 먹일 수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찼다. 그렇게 한참을 무반죽빵만 구워대다가 아이들이 크면서 다양한 빵을 만들기 시작했다. 머핀이나 파운드케이크, 쿠키같은 간식거리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식사용 빵이었다.
당시 LG디오스 광파오븐을 사용했었다. 간식류의 제과제빵은 그럭저럭 잘 만들어졌다. 그런데 하드계열 빵을 굽기 시작하면서부터 벽에 부딪혔다. 생각처럼 오븐스프링이 일어나지 않는 등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어디서 빵을 배워본 적이 없었고, 그저 책과 인터넷에 의지했던지라 검색을 시작했다. 베이킹카페들에서 얻은 고수들의 조언은 이러했다.
"오븐 온도를 확인해보세요."
이게 무슨 말일까? 온도를 확인해보라니? 오븐 온도는 바깥에 있는 창에 다 표시되는데? 오븐 온도창에 우리가 설정해놓은 그 온도만큼 실제 오븐 안의 온도가 그러한지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었다. 그래서 오븐용 온도계를 하나 구입했다. 그리고 떨리는 마음을 안고 오븐 온도를 재었는데, 정말 충격적이었다. 내 오븐은 설정온도보다 적게는 20도에서 많게는 30도까지 차이가 났던 것이다. 심지어 최고온도는 190도였다.
그래서 오븐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복합오븐이나 광파오븐이 아닌 컨벡션오븐을 들여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용량이 40리터 전후인 럭스텔, 위즈웰, 에스코 등을 보았다. 그러다가 욕심이 났다. 이왕 들일 거 더 용량이 크고 좋은 것으로 사야겠다. 워킹맘인 나는 일주일에 한두번 몰아서 대량으로 빵을 만드는데, 40리터도 작게 느껴졌다. 게다가 어차피 베이커리에 가는 일 거의 없이 집에서 빵을 굽고, 거의 매일 아침마다 그 빵을 먹는데 한번 살 때 좋은 것으로 사는 게 낫지 않을까? 그래서 보기 시작한 오븐이 우녹스, 지에라, 스메그였다. 그런데 그 와중에 알게된 베닉스! 사용자가 많지 않던 시기였지만, 우녹스의 장점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보다 업그레이드 된 오븐이라 생각되었다.
그래서 우리집에 온 베닉스 B043DV6.
내가 알아보던 시기에 마침 공동구매가 예정되어 있어 공구를 통해 조금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꽤나 비싼 몸값을 자랑했다. 가격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지만, 구매후 열심히 사용중인 지금 그 가격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매우 만족스러운 주방가전 중 하나이다.
베닉스오븐이 다른 브랜드 오븐에 비해 좋다고 생각해 구매를 결정하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풍량(팬스피드)이 2단으로 조절된다.
우녹스에 마음이 갔지만, 우녹스는 팬스피드가 조절되지 않고, 그 소음이 엄청나다고 했다. 그런데 베닉스는 팬스피드가 2단으로 조절된다하니 필요에 따라 팬스피드를 조절 가능하고, 소음도 덜 할 것 같았다.
2) 예열시 오븐문 개폐에 따른 열손실을 감안하여 자동으로 더 높게 온도가 올라간다.
가령 200도로 설정하고 예열을 시작하면, 240도정도까지 예열을 해준다. 그러면 오븐문을 열고 빵반죽을 넣고 닫았을 때, 원래 빵을 구울 온도 정도로 내려가게 된다. 이건 정말 편리해서 정말 칭찬해주고 싶은 기능이다. 자동예열이라니! 스마트한 오븐같으니! (자동예열기능은 원치 않을 시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3) 스팀호스가 있어 하드계열빵을 굽거나 발효시 오븐에 스팀을 넣어줄 수가 있다.
그런데 스팀 기능은 사용해보니 호스 건조하는 것이 쉽지 않아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호스가 물을 빨아들이는 소리가 너무 커서 사용하기 겁나기도 한다. 이 기능은 좀 불만족스러운 부분이다.
4) 자주 굽는 빵의 온도와 시간을 저장해 광파오븐의 간편조리기능처럼 간편하게 조작할 수가 있다.
이 기능은 귀찮아서 아직 설정을 해본 적이 없다. 그냥 온도를 입력해도 크게 불편하지 않아서 그냥 매번 입력 중이다. 이젠 좀 저장을 해볼까 싶긴 한데...하핫.
용량이 커서 예열시간이 오래 걸리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예열이 정말 빠르게 된다. 5분정도면 예열 완료 알림음이 울린다. 오븐창이 크고 투명해 오븐안 내용물 색깔이 잘 보이는 것도 너무 좋다.
참, 베닉스오븐의 온도는 잘 잡히는지를 이야기해야겠군!
처음에 오븐을 받고 공회전을 마친 뒤, 오븐온도계로 온도를 재어보고는 깜짝 놀랐다. 한치의 오차없이 온도창에 표시된 온도와 오븐 내의 온도가 같았기 때문! 어찌나 감동적이었는지 모른다. 돈 쓴 보람이 있구나 했다. 오븐온도가 정확히 나온다는 것은 반대로 말하면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많이 쓰이는 오븐에 비해 온도가 높다는 것과 같다. 그래서 홈베이킹서적이나 블로그, 카페 등에 소개된 레시피대로 제과제빵을 할 때, 오븐 온도를 제시된 것보다 20~30도 낮춰서 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보통 식빵의 경우 180도에서 구우라고 안내를 하는데, 나의 경우 베닉스에 160도에서 굽고 있다. 만약 제시된 온도 그대로 하게 되면 구움색이 순식간에 나버리고, 그 상태로 시간을 다 채워 구우면 겉이 잔뜩 타버린 빵을 만나게 된다.
베닉스오븐을 가정에서 사용하는 경우 제한점은 2가지라 생각된다. 생각보다 훨씬 큰 크기때문에 놓을 공간이 마땅치 않을 수 있고, 소음이 생각보다 클 수 있다는 것.
하지만, 그것을 차치하고라도, 나는 다시 오븐을 산다해도 베닉스오븐을 주저없이 선택할 것이다. 만 1년이 넘도록 사용하면서 크나큰 만족을 맛봤기 때문! 홈베이킹을 즐기는 누군가가 오븐을 추천해달라고하면 베닉스를 사라고 강력히 추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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